네째날
아이들이 올라가는 날입니다.
짐을 꾸려 신제주로 와서 이틀을 보낼 숙소를 둘러보고 올레국수를 먹기 위해 국수집을 찿아 갑니다. 대충 이쯤이면 있을 것 같은데 아무리 둘러 봐도 안보입니다. 결국은 툴툴대는 아이들의 푸념을 들으며 공항으로 향합니다. 공항에 내려주고 옆지기와 함께 구 제주에 있는 국수집을 찿았습니다. 국수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봉개동에 위치한 4.3평화공원을 찿아 갑니다. 자주 지나다니면서도 들려보지 못해 항상 아쉬움이 남아 있는 곳을 옆지기와 함께 도착하니 오후의 느긋한 해가 기울어 가고 있습니다.
4.3사건은 1947년 3월1일 3.1절 기념식 날 기마경찰에 어린아이가 다치자 경찰소로 도망간 순경을 쫒아가 군중들이 항의를 하는데 이를 경찰서 습격으로 오인, 사격을 하여 6명이 죽고 6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음해 4월 3일 총선을 앞두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세력들의 봉기로 이어지고 54년 9월 21일 까지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들이 25,000~30,000명이 희생된 사건입니다. 이는 당시 제주 인구의 1/10에 해당되는 매우 가슴 아픈 사건입니다. 그 후 역대 정부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당해오다가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진상규명 언급 이 후 2003년 10월 31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국가권력에 의한 대규모 희생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제주도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였습니다. 지금도 4월 한 달 제주도민들은 가슴에 동백 뱃찌를 달고 추모하고 있습니다.
희생된 영령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는 동안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 할 수 없었습니다.
5.16횡단도로로 나와 시내로 내려오는 길에 조랑말 종마장이 도로변에 있어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관음사로 향합니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와서 새로 산 캔버스화를 신고 관음사 코스를 따라 학년 전체가 한라산 등반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후로 처음 와 봅니다.
일주문 옆 도랑을 쳐다보던 옆지기가 개가 빠져 있다 하여 들여다 보니 노루가 있습니다. 노안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