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 잘한 짓~ 2005-09-17 06:37
그동안 같이 살면서 마눌에게 칭찬 받은 적이 딱 한 번 있습니다.
지난 봄 첫 차를 타고 봄비를 맞으며 양재동골스아울렛 가서 중고아이언 한 벌 사준 것입니다.
매번 란딩을 갔다오거나 연습장에서 잘 맞을라 치면 항상 입에 다는 말이 "그때 직접 가서 사길 잘했어~고마워~" 입니다.
제 성격상 물건을 꼼꼼히 살피면서 사질 못하고 가격도 제대로 흥정을 할 줄 모르며 귀가 얇아서 쉽게 이루어지는 충동구매를 일삼기 때문에 물건 사는 일에서는 마눌에게 별로 신임을 얻지 못합니다. 그래서인지 신혼때는 뭘 사들고 집에 가면 꼬치꼬치 묻는 버릇이 있더니만 이젠 걍 포기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복창 터져 죽는 사태가 일어나 서방 존일(?) 시키는 일 없게끔 말입니다.
저도 마눌의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역시 무엇이든간에 쓸 사람이 직접가서 만져보고 맘에 들어 하는것을 골라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간밤엔 큰넘이 지난번 잃어버린 mp3 때문에 애달아 하길래 사다줬습니다.
원하는 512mb보다 가격 차이가 별로 안나서 1G로 사다줬더니 마눌 바로 화를 내더군요, 또 쓸데없는데다 돈들였다고요. 걍 아이가 원하는데로 사주면 될 것을 뭣 때문에 돈을 낭비하냐는 겁니다. 우씨~ 좀 만 더 줬을 뿐인데...512하고 1G하고 차이가 얼마나 큰건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마눌비위를 맞추려는 성향이 짙어가는걸 보면서 세상의 다른 남자들도 그런건지 저만 물러 터져서 이런건지 마눌 몰래 한숨을 내쉬곤 합니다. 에궁~
마눌 말로는 내가 한 것중에 젤 잘한거는 자기한테 장가온 것이라고 하는데....이거 존말이겠죠? 글고 틀림없겠죠? 잘한 짓.........
근디 요즘 란딩 나갈 때 마다 나는 왜 안데꼬가냐, 왜 당신은 이 달 들어 두번 가는데 나는 한번이냐 하면서 태클 들어오는거 보면은 가끔은 마눌 골프 갈킨거는 잘못한거 아닌가하는 생각이...이크, 마눌 떴다...튀자=3=3=3=3=3=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