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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나들이~(2)

몬~ 2013. 4. 14. 10:44

두시간여의 시간을 보내고 당초 목적지인 선암사로 달린다.

내일까지 홍매화 축제랜다. 옳커니 제대로 때를 맞춰 왔구나 싶다.

괜히 마눌 앞에서 아깨가 펴진다.^^;;

 

절 입구 옆의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진사들이 몰려 있다.

뭔데 하고 올라 가 보니 산자고 찍기가 한창이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같이 엎드린다.^^;;

 

 

하지만 경내에 들어서니 붉은 기운이 전혀 안 보인다.

머시여? 여기도 지나버린거여~?

 

자세히 들려다 보니 이제사 꽃망울들이 맺혀 있다.

금요일 부터 일요일 까지 홍매화 축제라고 전국에 방을 붙여놔서 그걸 보고 새벽버스로 달려 오는 진사들은 어쩌지?

담장을 넘보는 처자들도 아쉬워 하기는 마찬가지...^^

 

조금 전 처자들이 본 것이 무엇인고 하고 나도 넘겨다 보고...^^;;

 

 

오래 된 사찰이지만 그 세가 이웃의 송광사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변변한 단청 하나 제대로 먹인 건물이 없다.

보기에는 오는 관광객도 많고 사찰내의 기념품점 가게도 잘 되는 것 같은데 수입은 변변찮은가 보다.

 

 

봄볕에 몸을 내맡기고 무료해 하는 김마눌~^^

 

 

한갖진 곳에 앉아 가져 온 떡으로 요기를 하는 아낙들의 모습이 정겹다. 

 

선암사의 유명한 돌다리...

 

 

아주 오래 전 쌍팔년도에 방화전문 상영관인 현대극장에 걸렸던 미성년자 불가 영화 한편. "아네모네마담."

매일 같이 다방에 오는 청년은 커피 한 잔과 슈베르트의 곡을 신청하고서 물끄러미 카운터의 마담을 쳐다 본다.

요즘 같으면 연하의 남자가 웬떡이냐며 마담이 선수를 쳤겠지만 조심스레 마음을 열어보는 마담.

하지만 청년은 카운터 뒤에 걸린 모나리자 그림을 보고 있었다는...^^;;

 

그 아네모네꽃을 생전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꽃양귀비려니 했는데 자세히 보니 꽃대에 털도 없고 잎사귀도 틀림니다.

 

구경을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길가의 정자옆에 차를 세우고 요기를 떼울 준비를 합니다.

준비하는 마눌의 손길이 분주 합니다.

지난번 제주에 이어 두번째 길거리 취식입니다.

행여 누가 볼까하는 민망함도 없잖았지만 이내 배고품에 잊어버리고 끼니를 떼웁니다.

식사가 거진 끝날 무렵 새로운 객들이 나타나더니 우리와 같이 식도구를 꺼내 옵니다.

눈이 마주치고 목례를 나누고 날씨인사를 나누고...

우리하고 같은 족들입니다.ㅎㅎ^^

 

한껏 여유를 부리며 놀다 온 토요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