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동북아 역사기행(5)

몬~ 2017. 9. 10. 09:15

8/15

*염주성

염주성의 염주는 불교의 염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금 염자를 사용하여 소금을 만든 곳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성지가 있는 크라스키노 마을은 안중근의사가 단지동맹하고 독립운동을 결의 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카파로프라는 러시아정교회 신부가 이곳을 지나가면서 이 성을 소금가마터라고 기록했듯이 이곳은 바다가 가까워 채염하기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습니다. 발해나 고구려 같이 내륙에 위치한 국가들에게 소금의 확보는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키우는 가축들도 지속적으로 소금을 섭취해야 해서 위치상 저지대여서 수시로 범람하여 성이 잠기는 악조건이었음에도 이곳에 성을 세운 이치는 자명한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발굴을 하다 보면 물이 차올라 여간 어려운 게 아니고 태풍이라도 불어오면 금새 물에 잠기는 악조건이라고 합니다. 답사 당시에도 러시아 연구소와 한국측 연구원들이 발굴중인데 쥐꼬리만한 지원금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십년을 해도 한국에서 한 달 발굴한 효과만큼 안된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사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자국의 역사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많은 자금을 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다행인 것은 중국 쪽은 일체 발굴 작업에 한국 측을 배제하고 있지만 여기는 함께 할 수 있다는 거지요. 쓸데없는데 예산낭비하지 말고 역사를 밝히고 유적을 발굴하는데 지원했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러시아와 한국측 발굴단의 발굴지

 

잔뜩 구름이 드리워진 염주성 가는 길

 

여기 저기서 눈길을 끄는 야생화들.

이들도 역사를 함께하였느니...

 

러시아-북한간 철로. 이 철길을 따라 무역거래가 이뤄집니다. 한 때 고난의 행군기간중 구호물자가 실려 들어 간 길이구요.

지금은 대북재제 때문에 조용할 따름입니다.

*단지동맹비

연해주 의병장 안중근 의사가 1909년 2월 연추(크라스키노) 하리에 동지 11명과 함께 동이 단지회를 결성한 것을 기념하여 몇 차례의 이전 끝에 이곳 (주)유니베라(전 남양알로에) 농장입구에 세운 기념비입니다. 광복절에 참배하는 마음은 유난히도 무겁고 경건하였습니다.

 

 

*러중국경

국경검문소는 여느 시골길 검문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중국으로 들어가는 컨테이너트럭과 빈 트럭들이 늘어 서 있고 관광버스들이 반대편에 도열해 있습니다. 검문소 화장실 갔다가 모두 구역질을 하고 나옵니다. 도저히 국경에 있는 시설이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여기를 통과해서 한참을 가야 세관과 출입국사무소가 나오는데 문제는 버스 한 대가 가서 완전히 통과가 되어야 다음 버스가 가니 언제 통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결국 7시간의 기다림 끝에 겨우 통과하니 오후 일정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중국출입국 사무소와 러시아 사무소는 건물들이 극명하게 대비될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중국 쪽은 새로 지어서 제법 위용을 갖추었는데 러시아 쪽은 대충 지어진 창고 같은 곳으로 중앙 행정부로부터 멀리 떨어진 오지라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참으로 황당한 곳이라는 인상만 가득안고서 러시아를 나갑니다.

 

긴 기다림의 시간을 이런저런 소소한 놀이로 뗴우는 젊음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