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옛 코살라국 수도로서 바이살리의 왕사성 처럼 환영을 받지 못해
부처님의 능력을 보여 줄 필요가 있어 천불화현의 능력을 보여 준 곳입니다.
아마 부처님을 높게 보이게 할려고 만든 전설인 것 같기도 하고요...
쉬라바스티는 부처님이 도를 이루고 3년 째 되던 해 당시 왕궁이 있는 사위성에 오고 그 이후 이곳은
부처님의 주요 활동 근거지가 되었습니다.
경전상에 쉬라바스트를 배경으로 한 일화가 많은 것은 45년간의 부처님 교화 여정
중 이곳 사위성에서 45안거를 보냈고 그 중 19안거를 수닷타장자가 부처님을
위해서 마련한 기원정사에서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좋아 한다는 금강경을 설하였던 기원정사에 이른 아침에 도착하니 안개는 여전한데
수행중인 스리랑카 스님들이 먼저 와 명상중입니다.
대중과 섞여 예불을 올리기 위해 자리를 잡는데 슬금 슬쩍 뒤로 빠져 나무밑에
매트를 폅니다. 여전히 가사의 무게와 크기를 이기지 못해 자꾸 절할 때 마다 뒤뚱거리는 게
남사스러워 일정 내내 뒤로 빠져 앉았습니다, 요령꾼...^^;;
조심스레 앉아 배낭과 바랑을 옆에 두었는데 갑자기 물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뭐지? 아침 이슬인가 싶은데 이번엔 주루룩 주루룩 떨어집니다.
뭐여? 하고 올려다 보니 참, 나, 원숭이가 나무에 걸터 앉아 쉬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된장, 생각 같아서는 짱돌이라도 집어 던지고 싶은데 수행자들이 주변에
자리 잡고 있으니 차마 성질을 못 부리고 별 수 없이 투덜대며 맨 앞 빈자리로 나갑니다.
부처님은 옛날에 원후봉밀이라고 꿀을 공양 받으셨다는데 나는 오줌을 공양
받았으니 우째 이런 일이...원후봉뇨...역시 난 불량감자ㅠㅠ
한적하고 고요한 기원정사는 말년의 부처님이 기거하신 곳입니다.
조용한 아침 옛날 부처님이 거처하셨을지도 모른다는 건물터를 걸어 봅니다.
노스님이 이른 아침 명상을 하며 걸음을 옮기셨을만한 복도를 지나며
이 정도 걸음걸이셨을까 하고...
부처님이 잠시 떠나셨을 때 아난존자가 심었다는 보리수의 후손입니다.
당초 이곳에 있었던 보리수나무의 씨앗을 스리랑카에 심었는데 후세에 본래의 나무가 죽자 그 나무의 씨앗을 다시 이곳으로
옮겨심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스리랑카스님들 명상하는 옆에 앉아 사진을 담고 있는데 젊은 스님이 다가 와
말을 건냅니다. 예전에 한국에 일하러 간 적이 있다고.
그러면서 조심스레 천원 짜리 몇 장을 꺼내면서 루피화로 바꿔 줄 수 있냐고 청을 합니다.
아마 함께 온 대중들이 보시를 한 모양인데 이런 시골에 환전 할 곳도 없으니 사실
휴지나 마찬가지일 터. 그래서 바꿔줬는데 이를 보고 있던 다른 스님들도 덩달아 모여
듭니다. 아니, 이곳에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어쩔 수 없이 줄을 세우고 사설환전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뭐하냐고
따집니다. 그래서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얼굴을 풀고 엄지를 세워줍니다.^^;;
그 스님들을 저녁때 다시 천축선원 앞 잡화상에서 만나는데 보시받은 돈으로 샌들을 사러 오셨답니다,
걸식과 탁발로 수행중인 스님들, 언제 고행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 갈 지 모른다는데...
해가 중천을 넘겨서 기원정사를 나섭니다.
다음 가는 곳은 근처 왕사성 가는 길에 있는 앙굴리 말라의 탑터입니다.
스승의 잘못된 가르침에 속아 99명의 사람을 죽이고 죽은 이들의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하고 다녔다는
수행자 앙굴리 말라. 부처님에게 교화되어 깨우침을 얻고 속죄를 하며 살다가 사람들에게
맞아 죽을 때까지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그리고 바로 길 건너에는 옛날 이곳 코살라국의 대상인-요새 말로 재벌- 수닷타를 기린 수닷타 탑터가 있습니다.
바이살리의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부처가 출현했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부처님을 친견하여
자신의 고향으로 오시길 간청하고 기거 할 사원터를 매입하기 위해 팔기 싫어하는 왕자를
설득하고 전 재산을 팔아 황금으로 매입부지에 깔았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고난하고 지루할 것 같았던 여정도 마지막을 향해 갈 즈음 이곳 천축선원의 주지스님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이곳에 오는 수행자들을 봤을 때 어느 나라 사람들이 제일 신심이 깊은가 라는 질문에 첫 번째로
유럽 사람들을 꼽았고 두 번째로 미얀마 사람들을 꼽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이라는 질문에 한,중,일은 불교는 종교가 아니고 하나의 문화라고 하십니다.
너무 세속적인 종교가 되었다는 반증일까 싶어 괜시리 내가 부끄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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