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오늘 오전은 후배 ㄱ의 부동산 계약하는 날입니다.
느즈막이 아침을 쌀국수로 하고 시내로 나갔습니다.
대형쇼핑몰 6층에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데 마침 2층에
마사지 샾이 있어 우리 내외는 마사지 받기로 하고 ㄱ은
계약서를 작성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비싼 것은 100RM이 넘어 제일 저렴한 발
맛사지만 받기로 했는데 젊은 말레이와 중국계 청년들이
서빙을 해주데요.
처음에 어깨를 주물러 줄 때는 괜찮았는데 발바닥을 주무르기
시작 할 때부터 속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비명을 참느라고 얼마나
애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5공 때 대공분실에서 행해졌다는 고문이 이쯤 될 거라고 하면 너무
뻥치는건가...^^;;
(마사지샾에 붙어 있던 가격표. 맨 아래의 미건이 뭔 말인가 했더니 국내
미건의료기의 안마침대라고...^^::)
오로지 '시간아 빨리 지나가다오'를 빌면서 보낸 한 시간...정말 길데요.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는 마사지 샆을 정말 뒤돌아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릎 아래쪽은 개운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아무리
좋게 봐줘도 1시간 동안 당했던 고통 후에 찾아오는 해방감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측면이 강해서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사인중이라는 ㄱ을 기다리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는데 음반매장 앞에 설치된 TV앞에서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화면을 보고 있기에 프리미어 축구라도 중계하나보다 싶어 슬쩍
기웃거려보니 TV화면에 나오는 배우가 눈에 익습니다.
작년에 모TV에서 방영했던 윤은혜가 나온 포도밭사나이(?)라는
영상물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곳에서도 한류열풍을
느낄 수 있습니다.
(TV에는 포도밭 사나이(?)가 아래 포스터는 윤은혜가 나왔던 궁이...^^)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합류한 ㄱ의 입이 댓 발이나 나와 있습니다.
원래 자기가 계약한 한 채 외에 다른 한 채를 추가로 계약서를
서명하는 바람에 서류 사이사이에 간이 사인 하는 것이 그렇게도
시간을 잡았다고 하더군요.
오늘까지 사인 종료일이라 돈만 보내오고 안오는 사람들 때문에
부득이 후배 앞으로 한 채를 더 계약한 것이죠.
여기는 영국의 영향을 받아서 모든 것이 계약서로 이뤄지는데
계약서라는 것이 우리나라처럼 달랑 한 장의 부동산 매매계약서가
아니라 40여장 분량의 한 권의 책자라네요.
그것도 매매 당사자가 각 한 부씩 소지를 하니 ㄱ은 모두 4권의
책자에 서명을 한 셈이 된거죠.
하긴 남의 나라에서 부동산 취득 한다는게 쉬운 일은 분명 아니지요.
점심은 수트라 리조트의 요트클럽 레스토랑에서 했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사진이 붙어 있는 멤버쉽 카드를 제시받아 가지고
가서 등록하는 꼼꼼함을 보면서 이곳의 회원관리가 제대로 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메뉴판을 보면서 가격이 일반 길거리 식당과는 차이가 많음을
알 수 있었는데 길거리 식당이야 불과 1,500원 정도면 해결이 되지만
이곳은 12,000원 정도이니 차이가 이만저만은 아닌 셈이지요.
물론 회원이라서 50% DC를 받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4배는 되니
제법 비싼 점심을 먹은 셈이지요.
(사진 위는 요트클럽 식당, 아래는 마젤란 호텔 수영장. 둘 다 수트라 하버
리조트내에 있고 셔틀 버스로 이동이 가능 함)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티업에 들어가는데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키나바루산 쪽으로 검은 비구름이 뭉쳐 있는게 한바탕 비가
쏟아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해를 가린 선선한 날씨가 운동하기에는 최적인 것 같지만
아쉬운 것은 어제와 같은 석양은 오늘은 틀린 것 같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레이크에서 시작해서 가든코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가든 코스의 7,8,9번 홀이 석양을 조망하기에 좋은 것 같아서
혹시나 하고서 일부러 고집을 했었습니다.^^;;
앞뒤로 아무도 따라붙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서 초보인 후배 ㄱ에게
최대한의 시간을 주면서 시작한 란딩은 이름하여 대통령골프라...
특히나 ㄱ은 예전의 교통사고로 고관절쪽이 나가는 바람에 늘
지팡이에 의지하는데 작년 가을 나의 꼬드김에 넘어가 골프채를
장만하고 실내연습장에서 갈고 닦아 이번에 처음으로 정규홀에
데뷔를 하는 셈이지요.
7번 아연 하나만 가지고 또박또박 앞으로 나가는 것이 보통 비암샷을
구사하는 초보들과는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어 동반자들에게 크게
부담을 주지 않았습니다.
더딘 진행 속에서도 후반 4번홀부터 앞 조가 보이기 시작했으니...
앞 조는 중년배 이상이 되어 보이는 남자 팀인데 그팀의 5번홀은 티샷을
하고 나가는 우리 4번홀과는 교차가 이뤄지는 곳입니다.
제 티샷이 그만 우측 도로를 맞고 그쪽 홀로 넘어가는 바람에
티샷하고 나오는 그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하고 얼른 볼을
주어와 어프로치를 할려고 보니 엥? 내 볼이 아닙니다.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하고 뒤돌아 보니 그쪽에서는 볼을 찿느라고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는데 미안과 무안함을 무릅쓰고 재빨리 달려가서
볼을 대령하니 괜찮답니다.^^;;
계속 앞 팀들을 따라가는데 해안쪽에서 경비를 서는 경비원이 와서는
자랑스럽게 앞조에 자기들 오너가 란딩 중이라고 말합니다.
하기는 쥔장이나 되니까 저리도 슬로우 란딩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남의 볼을 들고 와서 치려고 했던 나인지라 암말 못하고 있었습니다.
있다가 클럽하우스에서 “저 친구 매너 없어. 내 골프장에 못 오게 해” 라고
할까봐 찔려서리...^^;;
8번 홀에서 홀아웃을 하려는데 퍼터 카바가 그린위에 떨어져 있습니다.
클럽하우스에 가져다 줄 요량으로 챙겨뒀는데 9번 홀을 끝내고 나오는데
스탭이 전동카를 타고 부랴부랴 달려옵니다.
인사를 하고 지나치는 친구에게 언뜻 “이봐요, 저기서 퍼터 카바를 하나
주었는데” 했더니 재빨리 되돌아와서 땡큐를 연발 합니다.
지그 사장꺼라나요. 오늘 이거 못 찾으면 집에 못간다는데...
그럼 그 양반하고는 이걸로 비긴셈이네 하면서 히죽거리니 후배가 배를
잡고 웃습니다.^ㅇ^
'스토리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리버리 여행기(코타키나바루 5)2007-04-21 11:25 (0) | 2011.06.26 |
---|---|
어리버리 여행기(코타키나바루 4) 2007-04-21 11:15 (0) | 2011.06.26 |
어리버리 여행가(코타키나바루 2)2007-04-21 10:10 (0) | 2011.06.26 |
어리버리 여행기(코타키나바루) 2007-04-21 09:53 (0) | 2011.06.26 |
인연 2007-03-25 09:16 (0) | 2011.06.26 |